『미의 역정』은 중국 미학사인 동시에 중국판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라 할 만하다. 3000년이 넘는 중국 미학의 역사를 관통하는 흐름을 유가 전통으로 설정하고, 그것의 시대별·장르별 흐름의 특색을 잡아내고 있다. 벤야민은 1930년대 파리를 관찰하기 위해 ‘산책자’(the Flâneur) 의 시점을 선택했지만, 3000년이 넘는 중국이라는 시공간을 관찰하기 에 산책자의 어슬렁거림은 안이해 보인다. 리쩌허우는 부득불 거시적 조망의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물론 부분적으로 산책자의 여유를 보이 기도 하지만, 주요하게는 조감자(aeroviewer)의 시선을 취하고 있다. 조 감자의 시선은 우선 예술사회학의 관점에서 3000년이 넘는 대하(大河) 물줄기의 본체에 초점을 맞춘다. 리쩌허우는 선진(先秦) 시대에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