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인모상(衆人摸象)의 함정에서 나가기
‘장님 코끼리 만지기’는 인식론(epistemology)의 문제이기도 하다. 장님, 즉 시각장애인이라는 주체가 코끼리라는 대상을 만지기라는 방식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사전적 의미나 논자들은 인식 주체를 동일한 수준의 주체로 상정하지만, 코끼리 만지기의 결과는 인식 주체의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아울러 코끼리를 만지는 시각장애인이 기둥, 구렁이, 부채, 벽, 밧줄 등을 어떻게 인식했는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학습의 결과라면, 각자 인식한 내용을 종합해 코끼리 인식도 학습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둥 같은 다리, 구렁이 같은 코, 부채 같은 귀, 담벼락 같은 몸통, 밧줄 같은 꼬리로 구성된 동물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식 주체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개인은 전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