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천도룡기』 8권이 완역 출간됨으로써 ‘사조삼부곡’ 24권이 완간되었다. 이전의 ‘영웅문’ 시리즈 18권이 원문의 약 70% 정도로 번역된 반면, ‘사조삼부곡’은 완역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의천도룡기』의 주인공 장무기는 『사조영웅전』의 유가(儒家)적 협객인 곽정, 『신조협려』의 도가(道家)적 협객인 양과와는 다른 불가(佛家)적 협객이라 할 수 있다. 곽정이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대협’을 지향하는 인물이고 양과가 유유자적하면서 자신의 개성을 추구하는 형상이라면, 장무기는 다른 사람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기억하며 심지어 부모를 죽인 원수에게도 자비를 베푸는 모습을 보여준다. 진융은 다른 소설에서 협객의 의미에서 벗어난 비협(非俠)의 경지(『연성결』의 적운, 『협객행』의 석파천)를 보여주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