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출신의 미국인을 자처하는 레이 초우(Chow, Rey. 周蕾)는 ‘현대(contemporary) 문화연구에서 개입의 전술’을 다룬 자신의 책(Chow, 1993; 초우, 2005)을, 하버드대학이라는 상징자본을 등에 업은 미국인 중국학자(American sinologist)가 제3세계에 속하는 중국 출신 시인의 시집을 혹평한 것을 문제 삼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버드대학 교수 스티븐 오언(Owen, Stephen)은 베이다오(北島)의 시가 ‘안락한 에스니시티’(cozy ethnicity)를 추구하여 서양 독자의 입맛에 영합하는 ‘제3세계’ 시인의 작품이라고 공격하면서, 비서양 시인이 쓴 시 가운데 다수는 더는 진정한 내셔널 정체성을 갖지 못할뿐더러 “너무 쉽게 번역될 수 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