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출간에 부쳐_미하일 로트만
문화기호학에 대한 두 가지 근본적인 접근
1) 현대 기호학의 창시자인 미국 철학자 찰스 샌더스 퍼스(1839-1914)의 전통, 그리고 이를 계승한 현대 미국 기호학파와 관련.
2) 유럽적 전통. 스위스의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1857-1913)가 기초를 놓은 구조주의 사상의 발전과 관련.(7-8)
퍼스의 기호학은 원자적/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명백한 것에서 모호한 것으로 나아갑니다./ 퍼스의 출발점은 개별적인 기호의 개념, 더 정확하게는 기호가 아니라 그것의 발생을 위한 조건/ 따라서 텍스트, 언어, 각종 커뮤니케이션적․기호적 체계들은 다양한 유형의 기호로부터 만들어지는 이차적인 것이 됩니다.(8)
소쉬르에게 근본적인 것은 모든 기호가 특정한 기호 체계의 부분이라는 사실/ 아무런 기호 체계에도 속하지 않는, 고립된 개별 기호는 원칙상 불가능/ 전체론적/ 출발점이 되는 것은 기호 체계로서의 언어의 개념인바, 그것의 모든 부분 및 발현은 이차적인 것(8)
퍼스의 관점: 문화기호학은 다양한 문화에서 발견되는 기호적 조직체들을 연구하는 기호학의 한 분야/ ‘기호학’은 방법론을, ‘문화’는 연구 대상/ 이때 문화는 기호학과 관련해 아무런 특권도 지니지 않습니다./ 기호학도 문화와 관련해 특권을 갖지 않습니다.
소쉬르의 사상을 발전시킨 것은 프라하 구조주의 학파 참여자들.
문화기호학의 총체적인 프로그램: 타르투-모스크바 학파의 기본적인 전제들
첫째로, 문화와 기호학은 서로 독립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문화는 기호학적/ 기호학은 문화적.(9)
둘째로, 언어 외부에 개별 기호가 존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고립된 개별 언어라는 관념 자체가 지적 추상물에 불과합니다./ 최소 두 가지의 상이한 언어로 된 체계가 필수적: 하나는 상징적 유형의 기호가 지배적, 다른 하나는 도상적 유형의 기호가 지배적./ 이 언어들은 상호 번역이 불가능한 관계/ 로만 야콥슨이 말한 상호 기호학적 번역: 언어 텍스트를 그림으로 묘사하는 경우나 혹은 조형 예술 작품을 언어로 묘사하는 경우(9)
마지막으로, 총체로서의 문화 또한 자족적인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기호와 언어의 존재 조건이 (그와 연관된) 또 다른 기호와 언어들의 존재인 것과 마찬가지로, 현저하게 고립을 지향하는 문화조차도 다른 문화들과의 상호 관계를 필요로 합니다.(9) 이렇듯 모든 기호, 텍스트, 언어, 그리고 문화들을 서로 관련짓는 체계를 로트만은 기호계라고 부릅니다.(9-10)
기호계는 그러므로 체계들의 체계/ 기호학적 세포막 혹은 필터/ 다른 문화로부터 차용된 것은 결코 기계적으로 병합되는 법이 없습니다. 그것은 수용자 문화의 영향 아래서 변형되는바, ‘낯선 것’이자 동시에 ‘자신의 것’으로서 해석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문화는 차용된 문자 체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구 유럽/서유럽 언어들-라틴어 알파벳, 동슬라브 언어들-키릴 문자, 중세 한국문학-중국 문자 등/ 그러나 언제나 외래의 문자는 수용 문화의 독특한 요구에 따라 적응되게 마련입니다./ ‘타자적인 것’은 반드시 ‘자기 것’의 특징을 흡수하기 마련입니다. 동시에 ‘자기 것’은 ‘낯선 것’에 투영됨으로써 더욱 풍부해지기 마련입니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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