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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근대사상사론(리쩌허우) 2005-목차, 개요, 옮긴이의 말

ycsj 2010. 4. 11. 13:02

 2005년, 한길사

 

목차 및 내용 개요

 

목 차

 

*개요

제1장훙슈취안(洪秀全)과 태평천국 사상 산론(散論)

1.개조된 상제(上帝)

2.공구(孔丘)의 위패(位牌)를 부수다

3.‘네 가닥의 큰 밧줄’을 공격

4.?천조전무제도(天朝田畝制度)?

5.?자정신편(資政新編)?

 

제2장19세기 개량파 변법유신 사상 연구

1.개량파 변법유신 사상의 ‘선구자’

2.개량파 변법유신 사상의 발생과 발전

3.개량파 변법유신 사상의 고조와 정점

4.개량파 변법유신 사상의 쇠퇴

제3장캉유웨이(康有爲) 사상 연구

1.철학 사상

2.‘대동(大同)’ 공상

3.‘탁고개제(托古改制)’ 사상

제4장탄쓰퉁(譚嗣同) 연구

1.탄쓰통 사상 탄생의 역사적 배경

2.탄쓰통의 철학 사상

3.탄쓰통의 사회-정치 사상

제5장옌푸(嚴復)론

1.중국 근대사에서의 지위

2.?천연론?의 독창성

3.경험론 및 그 귀결

4.‘자유를 본체로 삼고 민주를 작용으로 삼다’

제6장20세기초 부르주아 혁명파 사상 논강(論綱)

1.두 가지 주요 고리

2.네 명의 사상 대표

3.역사 교훈

제7장쑨중산(孫中山)의 사상을 논함

1.민족주의와 민권주의

2.민생주의

3.철학 사상

제8장장타이옌(章太炎) 해부(剖析)

1.문제의 복잡성

2.사회․정치 사상의 특색

3.‘자신에게 의존하되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음(依自不依他)’의 철학 사상

제9장량치차오(梁啓超)와 왕궈웨이(王國維)에 대한 약론

1.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2. 계몽 선전가

3. 신사학(新史學)의 대표 인물

제10장루쉰(魯迅) 사상 발전에 대한 약론

1. 초기의 두 단계

2. 전기의 두 단계

3. 지식인이라는 주제

*후기

 

 

개 요

 

제1장훙슈취안과 태평천국 사상 산론

1)연구 성과는 이 혁명의 농민 전쟁 성격을 긍정한 것이고, 결점은 그 객관적 법칙을 깊이 탐토(探討)하여 역사 경험을 총괄하지 못한 것이다.

2)훙슈취안이 빌어온 서양의 상제(上帝)는 전통 종교에 비해 기층 군중을 발동시키고 조직하기에 훨씬 편리하였다. 그중 특히 ‘참신’한 의식(儀式)과 계율은 엄격한 군사 기율로 개조되어 커다란 작용을 일으켰다.

3)종교 신앙과 도덕 설교를 혁명의 정신 동력으로 삼는 것은 지속될 수 없다. 농민 혁명과 농민 지도자를 이상화시키지 말아야 한다.

4)부서진 것은 공자의 위패일 뿐이었다. 군사 투쟁이 ‘네 가닥 밧줄’에 충격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변경시키지는 못하였다.

5)?천조전무제도?의 혁명성과 공상성. 오로지 소비와 분배에 착안하여 평균주의와 금욕주의를 실행한 공산주의는 객관적 역사 법칙을 위배하였다.

6)집단화․단일화․군사화된 사회 구조와 생활 청사진, 고도로 집중된 행정 조직과 권력으로 사회를 지배하고자 기도하였다.

7)?자정신편?은 귀중한 속편이다. 그것은 소생산자의 공상에 비해 역사 발전에 훨씬 부합된다.

 

제2장19세기 개량파 변법유신 사상 연구

1)궁쯔전의 로맨틱한 전주곡과 웨이위엔 및 펑꾸이펀의 역사 지위

2)1870년대 마졘충․쉬에푸청 등의 자본주의 상공업을 발전시키자는 주장

3)신경제 발전은 필연적으로 상부 구조의 개혁을 필요로 한다. 1880년대 정관잉 등의 정치 주장, 의회 개설은 변법유신의 관건이 됨

4)신구 이데올로기는 첨예하게 대립했을 뿐 아니라 상호 침투하였다.

5)1890년대 개량파 사상의 고봉, 이론적 성숙, 민권, 평등 등의 중요 관념을 제출하였다.

6)완고파, 양무파와의 사상 투쟁 : ‘중체서용’ 반대

7)봉건 완고파 세력의 과소 평가는 자본주의 민주 개혁의 최초의 실패를 초래하였고, 개량파 자유주의는 혁명파의 민주주의와 민수주의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제3장캉유웨이 사상 연구

1)캉유웨이의 사상 체계의 네 측면 및 그 성숙 과정

2)서양에서 전래한 자연과학이 선진 중국인의 세계관에 침투한 것은 당시의 주요한 특색이었다.

3)전통적 인성과 선악 명제에 대한 논변의 시대적 내용 : 부르주아 자연 인성론은 봉건주의 천리 인욕론을 반대하였다.

4)‘공양 삼세설’의 역사 진화론

5)‘대동’ 공상의 반봉건 민주주의의 내용 : 물질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기초 위에 건립된 것이 그 주요 특징이다.

6)인권․평등․자유․독립은 이상적 대동 사회의 기본 원칙

7)‘탁고개제’의 정치 투쟁에서의 실천 의의

 

제4장탄쓰퉁 연구

1)탄쓰퉁 사상 탄생의 시대․계급적 특징 : 1890년대의 개량파 좌익

2)탄쓰퉁의 ‘이태’는 기본적으로 물질적 개념이다.

3)‘인’과 ‘이태’의 다층 관계

4)‘심력’은 관념론 개념, ‘심력’과 ‘이태’를 동일시할 수 있는지의 제반 문제

5)봉건 강상과 군주 전제에 대한 맹렬한 공격은 탄쓰퉁 사상중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6)유물론과 관념론, 변증법과 궤변론, 과학과 종교, 혁명과 개량, … 일련의 비극적 모순

 

제5장옌푸론

1)옌푸의 역사적 지위는 개량파 대표에 있지 않고, 근대 중국인에게 진화론이라는 새로운 세계관을 준 점에 있다.

2)이것은 창조적 공헌이고, 여러 세대 지식인에게 영향을 주었다. ?천연론?은 번역에 그치지 않는다.

3)잉글랜드의 경험론 철학과 논리 귀납법을 소개

4)이론과 사변에 대한 중시가 부족함에 따라 경험론으로부터 주관 관념론에 이른 것은 보편적 의의를 가진 근대 중국 철학의 중요한 교훈이다.

5)옌푸의 자유주의적 경제․정치 사상(?국부론?, ?법의 정신?을 소개)은 영향을 일으키지 않았던 중요한 측면이다.

 

제6장20세기 초 부르주아 혁명파 사상 논강

1)중국 ‘근대’는 네 시기로 나눈다(1840~1864, 1864~1894, 1894~1911, 1911~1919) : 두 개의 혁명 고조 시기와 두 개의 저조 시기

2)자립군 운동과 항러 의용대는 혁명파 발전 과정의 두 가지 관건적 고리이다.

3)애국으로부터 혁명으로 나아간 것은 이 발전 과정의 기본 실마리였다. 자유․평등․인권․민주가 아니라 국가의 독립과 부강이 출발점이자 우선적 문제가 되었고, 그것은 이후 몇 세대 혁명가들에 의해 부단히 반복되었다.

4)흥중․화흥․광복의 세 모임은 서로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

5)천톈화의 반제 구국, 장타이옌과 주즈신의 주관적 사회주의는 대표성을 가진 동시에 사회적 근원이 있는 사상이다.

6)저우롱이 외친 인권, 민주, 자유는 최종적으로 앞의 두 가지 사조 속에 매몰되었다.

7)반제와 반만은 반봉건을 덮었고 봉건주의가 신형식 또는 구형식으로 계속 통치하는 것에 대해 평가가 부족하였다. 이는 엄중한 역사 교훈이다.

 

제7장쑨중산의 사상을 논함

1)부강한 조국의 건설과 제국주의 반대는 민족주의의 양대 내용이다. 웅대한 ?실업 계획(물질 건설)?.

2)민권주의는 본래 혁명의 중심이어야 한다. ?민권 초보?의 적극적 의의

3)‘권능 분리’설의 병폐, ‘만능 정부’는 중국적 조건에서 봉건 파시즘으로 변질될 수 있다.

4)민생주의는 자본주의적 발전을 요구하면서 또한 자본가를 반대한다.

5)쑨중산의 ‘생원설’. 중국 근대 철학의 일부 특징

6)혁명의 실패는 이론의 중요성을 돌출시켰다. ?쑨원 학설(심리 건설)?의 유물론적 인식론

7)쑨중산의 민생사관, 맑스주의 전 단계에서 정지

 

제8장장타이옌 해부

1)장타이옌의 역사 지위를 결정하는 것은 선전가이자 사상가로서의 두 번째 시기(1900~1908)

2)장타이옌의 사상 연원, 성분, 과정, 시기의 여러 가지 복잡성, 고문 경학과 불학 유식종이 주간(主幹).

3)반자본주의적 사상 특징 : 대의제 민주 반대, 자본주의 상공업 반대, 물질 문명 반대, 진화론 반대

4)도덕이야말로 사회의 법규이자 혁명의 동력이라고 인식, “종교로 신심을 발기시켜 국민의 도덕을 증진시키자”라는 것이 가장 중요

5)이는 봉건적 생산 양식의 속박을 받는 종법제 농민 사상을 독특하게 반영하였고 소생산자의 공상성과 봉건성을 표현하였다.

6)주관 관념론의 철학 세계관, 주관 전투 정신을 강조, 상술한 정치․사회 사상과 하나로 혼융.

 

제9장량치차오와 왕궈웨이에 대한 약론

1)량치차오와 왕궈웨이는 중국 근대사에서 긍정적 인물이다. 공이 과보다 크다.

2)량치차오는 자본주의의 인생관․역사관․문예관을 광범하게 선전․소개함으로써 반봉건이라는 진보적 작용을 일으켰다. 그는 영향이 가장 큰 중국 부르주아 계몽 선전가이다.

3)왕궈웨이는 중국 부르주아 역사 학자의 대표이다. 꿔머뤄의 두 사람에 대한 평가

 

제10장루쉰 사상 발전에 대한 약론

1)기층 인민에 대한 사랑과 상류 사회에 대한 증오는 루쉰 일생의 특색이다. ‘국민성’ 문제의 제기. 휴머니즘은 개성주의보다 근본적이다.

2)초기는 1906년을 분기점으로 한다. 첫 단계는 자연과학 유물론이고 둘째 단계는 장타이옌의 중요한 영향을 받았다.

3)전기는 1925년을 경계점으로 삼는다. 첫 단계는 ‘문명 비평’과 ‘사회 비평’을 ‘국민성’ 개변을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삼았다.

4)둘째 단계는 문화계 통치 인물과의 직접적인 박투(搏鬪)였다. 그것은 루쉰의 사상 발전에서 관건적 의의가 있다.

5)전기에 맑스주의에 근접하거나 합치되는 중요한 개념과 사상을 누적시켰고, 1927년 후반기는 루쉰이 맑스주의자가 되는 후기의 시작이다.

6)루쉰 작품의 서정적 풍격

7)중국 혁명과 여섯 세대의 지식인

 

후 기

1)우연과 필연은 역사 철학의 중심 범주이어야 한다.

2)중국 ‘근대’의 삼대 진보 사조 및 그 대립면

 

 

<옮긴이의 말>

 

지금 내 책상 위에는 3권의 ?중국 근대 사상사론?이 놓여 있다. 베이징 인민출판사본(1979년)과 안후이(安徽) 문예출판사본(1994년), 그리고 톈진(天津) 사회과학출판사본(2003년). 10여년을 간격으로 판본을 거듭하여 재 출판되었다는 것은 개혁․개방 시기의 중국에서 이 책이 지니는 무게를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처음 책이 출간되고 25년이 넘었으니 한국에서 이제 번역 출간된다는 것은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늦은 봄 꽃 수풀에 앉아서 마른 국화를 비벼 코에 대는” 격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사실 한동안은 이 분야의 전공자들이 이 책을 빨리 번역해주어서 이 책을 읽는 개인적인 수고로움을 덜 수 있기를 은근히 바랐었다. 그러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격으로 조금씩 번역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워낙 난해한 문장들이 많아 우리말로 옮겨놔야만 내용의 구석구석이 명료하게 와 닿았던 아둔한 내 공부 방식의 탓도 있었으리라.

처음 이 책을 번역하면서는 연구 관심의 영역을 사상 쪽으로 넓히는 것과 시기적으로 ‘근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의미를 부여하여 나름대로는 자못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번역하는 과정의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혔고, 그 때마나 원고를 던져두었다 다시 잡곤 하기를 수없이 반복하였다. 처음 중국문학에 입문할 때 류다제(劉大杰)의 영인본『중국문학발전사』를 보면서, 제자백가서와 역사서가 문학사에서 서술될 수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웠고 그 경이로움으로 석사과정 첫 학기에 『사기(史記)』를 연구대상으로 삼았었다. 선진(先秦)시기와 진한(秦漢)시기의 문장을 읽어내는 일이 간단치는 않았지만, 수많은 독회를 통해 원전들을 읽어나갔다. 돌이켜보면 박사과정 수료 직후에 근현대문학으로 방향을 바꾸기 전까지, 대학원 시절의 대부분의 시간은 원전 강독과 씨름하면서 보낸 셈이다. 그것이 밑거름이 되어 문사철을 경계 없이 넘보고자 하였으며 나름대로 오늘날 중국 및 중국학에 대한 커다란 그림의 한 자락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중국학의 기본은 문사철(文史哲)의 통합적 이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런 사고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이 책을 번역·출판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집중적인 번역은 주로 1998년 9월부터 1999년 8월까지 옌타이대학에서 연구년을 보내던 시기에 하였다. 돌이켜보면 그 기간은 나에게 전환의 시간이었다. 이 책의 번역 작업 틈틈이 손에 잡았던 책이 진융(金庸)이었고 그것을 계기로 무협소설 연구에도 손을 대었고 계속해서 영화로 이어지는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옌타이대학에서 안식한 그 1년은 내게 있어 무척이나 소중한 시간이면서 이 책의 번역에 중요한 시기였다. 개인적인 관심에서 량치차오(梁啓超) 관련 문장을 번역한 것은 1995년 무렵이었고, ?중국 근대 사상사론?을 우리말로 모두 번역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1997년 한길사의 제안을 받았을 때였다. 꼬박 10년이 걸린 더딘 작업이었다. 김태성 선생의 소개로 홍콩에 가서 류짜이푸(劉再復) 선생을 만나 밤이 이슥토록 근현대중국의 역사와 혁명을 논한 것이 2002년 가을이었고, 류짜이푸 선생의 주선으로 미국에 체류하는 리쩌허우 선생의 출판 동의를 받았다. 곳곳에 벌겋게 표시를 해두었던 요령부득의 문장을 가지고 리쩌허우 선생과 여러 차례 편지와 전화를 주고받으면서 번역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리쩌허우의 문장은 난해하다. 그의 삼부작이라고 하는 『중국 고대 사상사론』, 『중국 근대 사상사론』,『중국 현대 사상사론』가운데서 나의 경우는 유독『중국 근대 사상사론』이 난해하였다. 그 난해한 원인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는데, 첫째는 문장의 호흡이 지나치게 길다는 점이다. 둘째는 인용하는 원전을 단장취의(斷章取義)하여 자신의 논의 전개에 종횡으로 배치하되 그 출처가 명시되어있지 않은 날 것이 많다는 것이다. 셋째는 도치문을 빈번하게 사용한 데서 오는 난해함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법은 번역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몇 가지로 수렴되었다. 첫째, 원문의 맥락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한 문장을 여러 문장으로 과감하게 나누었다. 둘째, 명확하게 인용문 출처를 밝힌 것을 제외하고는 원전에 있는 수많은 인용 표시를 생략하여 문장 안에 흡수하여 번역하되, 가능한 한 원전을 거의 확인하고자 노력하였다. 이 과정에서 필자의 인용 오류 혹은 인쇄상의 오류 확인도 적지 않았다. 이는 필자와 상의 후 정정하였다. 셋째, 문장의 도치는 레토릭의 일종이거나 필자 특유의 문체이므로 최대한 존중하되 우리말로 옮겼을 때 어색한 경우에는 문장 구문을 정치(正置)시켰다. 근현대문학 연구를 하면서 별다른 필요를 느끼지 않았던 자전을 다시 꺼내 들었다. 특히 ?漢語大詞典?(1~12, 漢語大詞典編纂委員會 漢語大詞典編纂處 編纂, 漢語大詞典出版社)의 도움은 거의 절대적이었다.

 

1999년 가을, 번역의 초고를 마쳤을 때는 이 책을 김명호 선생님의 주관 아래 출판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 즈음에 김 선생님은 <마르코 폴로 총서>를 기획하고 있었고 옮긴이에게 여러 가지 유익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때의 따뜻한 성원에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의 출판과 관련하여 유세종 교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유세종 교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 책은 빛을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는 번역 초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고 교정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적지 않은 오역 부분을 발견하여 바로잡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직역 위주의 문어투를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바꿀 수 있었다. 특히 ‘아름다운 한국어’를 고집하는 그는 문장의 리듬과 단어의 선택에서 거의 소모적이리만치 나와 피곤하게 논쟁하기도 하였다. 탄쓰통 부분을 교정하면서 울었다고 하는 그는 수시로 날카로운 비판과 격려로 나를 지지하여주었다. ‘난해한 암초’를 만나 내가 너무 오랜 동안 딴전을 피우면 이 번역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고 하면서.

 

최근 나의 연구와 관련된 교류는 주로 목포대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학술공동체를 지향하는 아시아문화연구소의 동아시아학술포럼은 내가 주로 노는 중국현대문학학회 이외의 또 하나의 학문적 둥지다. 그곳에서 학제간 연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고 분과학문에 매몰되기 쉬운 연구의 균형감각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인문관 교수들의 공부모임인 ‘문학/문화 이론연구회’는 부족한 공부를 서로 채찍질해주는 유쾌한 시공간이다. 몇몇 동료 교수들은 이 책의 출간이 늦어지는 것이 나의 게으름 탓이 아닌가 하고 의혹의 눈초리와 아픈 충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함께 해온,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할 동료 교수들에게 두루 감사의 말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처음 번역을 제안하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준 한길사의 김언호 사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난삽하고 방대한 원고를 꼼꼼하게 교정하고 우아한 책으로 꾸며준 한길사 편집부의 안과 밖 식구들 모두에게도 모두 감사를 드린다. 옮긴이의 불성실로 인한 오류와 문제점에 대해서는 강호제현의 날카로운 비판과 충고로 계속 수정 보완할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