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논문

66) 동아시아인의 정체성 형성, 장애와 출구- 비판적 동아시아담론을 중심

ycsj 2010. 4. 7. 16:44

 

 

문화/과학 2010년 봄호 (통권61호), 2010. 3  pp. 275~298 (2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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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들어가는 글

 

최근 한국에서 ‘동아시아’를 표제로 한 도서가 많이 출간되었다. 이 글을 준비하면서 인터넷서점 알라딘을 검색해본 결과,『전환기의 동아시아문학』을 필두로 471종이나 되었다. 동아시아라는 핵심어가 제기된 지 25년의 시점에 관련서적이 적지 않게 출간된 것이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동아시아담론이 ‘주류화되었다’거나 동아시아에 대한 ‘연구가 과잉되었다’라는 평가가 지나친 것만은 아니다. 이정훈은 한국의 동아시아담론을 비판적 지식담론의 연장선상에 놓고 그 배경을 “냉전이라는 가상적 경계를 넘어 현실로 작동하고 있는 ‘세계체제’로서의 ‘자본주의’에 주목하고 이를 남북분단이라는 한반도의 현실을 규정짓는 세계사적 관점의 이론적 근거로 삼으면서 당면한 분단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파악하면서, 그것이 주류 담론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동연은 동아시아담론이 “21세기 들어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었던 토픽 중의 하나”가 된 이면에는 “학술적인 진정성의 차원을 넘어서는 특정한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개입”했음을 지적했다. 그에 의하면 “동아시아론은 비판적이든, 성찰적이든 국가의 동아시아 정책과 일정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아울러 “‘학술진흥재단’의 연구지원이 큰 몫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동연은 담론의 과잉과 더불어 ‘공백’을 지적하고 나아가 과제를 제시한다.

지금까지 출간된 동아시아 관련 연구 성과에 대한 종합적 평가는 이 글의 몫이 아니다. 그 가운데 필자가 주목한 것은 인문학/문화 범주에서 동아시아 지역(region) 각 국가 사이의 소통을 중시하는 ‘비판적 동아시아담론’과 연관된 성과이다. 이 글에서 ‘비판적 동아시아담론’이란 한국의 ‘비판적 지역주의로서의 동아시아론’ 및 이와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과 일본의 동아시아담론을 가리킨다. 중국발(發) 동아시아담론으로, 일본과 중국의 근현대 사상사의 심층을 가로지르는 쑨거(孫歌)의 논의가 있고, 일본의 최근 논의로 고모리 요이치(小森陽一)와 마루카와 데쓰시(丸川哲史)의 자기비판적 담론이 있다. 한편 한국발 동아시아론의 진원지에는 ‘창작과비평’ 진영의 최원식과 백영서의 논의가 있다. 앞당겨 지적할 것은, 중국과 일본의 동아시아담론의 근원에는 공히 다케우치 요시미(竹內好)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글은 다케우치 요시미에 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다만 쑨거와 일본 학자의 논의를 통해 다케우치 요시미에 대한 중국의 수용과 일본의 계승을 대조함으로써 상호 소통의 접점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이글은 지역 내 상호 소통이 가능하거나 그것을 염두에 둔 ‘비판적 동아시아담론’을 대상으로 삼아 동아시아(인) 정체성 형성의 가능성을 전망하면서 그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을 추출해보고 나아가 이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출구의 모색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그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지를 살피고자 한다.

이 글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한·중·일 비판적 지식인들의 소통을 위해서는 번역이 필수적이다. 위에서 언급한 중국과 일본 학자들 저서의 한국어 번역, 그리고 중국과 일본의 상호 번역 등은 상호 소통을 위한 필수적인 전제라 할 수 있다. 특히 쑨거의 최근 저술은 동아시아의 지식지형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2권,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7권이 출간되었고, 그의 책에 대한 서평회도 중국 2회, 일본 1회 개최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최원식의 일본어 저서와 백영서의 중국어 저서가 출판된 것은 이후 일본 및 중국권 지식인들과의 진전된 소통을 위해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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