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現代文學 第60號, 2012.3, 93-126 (34 pages)
<목 차>
1. 이끄는 글
2. 문학인류학과 민족지
3. 상하이 문학과 문학 상하이
4. 상하이 민족지로서의 『장한가』
1) 상하이 이야기
2) 룽탕―토굴―거리
3) 세속적 처세의 미학, 허망함
5. 반어와 성찰의 ‘두터운 텍스트’
이 연구는 왕안이의 대표작 『장한가』를 참여관찰을 통해 상하이 도시공간을 기록한 인류학적 민족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에서 출발한다. 우선 문학작품을 민족지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상상력의 역할과 허구화의 기제를 살펴보고 문학인류학(literature anthropology)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이어서 상하이 문학과 문학 상하이의 계보를 개관했다. 사실 상하이 문학의 역사는 중국 근현대문학사의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별도로 독립적인 영역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에 반해 문학 속의 상하이이자 상하이를 재현한 문학 텍스트를 지칭하는 ‘문학 상하이’는 ‘상하이 민족지’ 개념에 근접한 경로이므로 그와 관련된 몇몇 텍스트를 개관했다.
이 글의 본론인 ‘상하이 민족지로서의 『장한가』’ 부분에서는, 그와 관련된 몇몇 연구 성과를 검토한 후, 룽탕(longtang)을 중심으로 한 생활공간을 미시사의 관점에서 조망했다. 특히 1장에서 묘사되고 있는 원경 식 묘사를 통해 스쿠먼(shikumen)과 룽탕에 렌즈를 맞추고 있는데 이와 같은 세밀한 묘사를 바탕으로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상하이의 룽탕과 주택 그리고 거리의 변천과정을 재구성해 보았다. 다음으로 주인공 왕치야오(Wang, Qi-yao)와 청(Cheng) 선생을 통해 상하이 여성과 상하이 남성의 전형적인 삶과 취향 그리고 정체성을 고찰했다. 아울러 주인공의 처세술의 핵심을 허망함으로 요약했다.
상하이 민족지로서의 『장한가』의 문화적 두터움(cultural thickness)은 반어와 성찰로 특징지어진다. 문학인류학적 민족지로서의 『장한가』는 상하이에 대한, 도시인의 허위의식에 대한 작가의 놀라운 풍자와 냉소로 읽을 수 있다. 그것은 자기 근거도 없고 영혼도 없으며 역사도 없다. 이들이 지혜롭다 생각한 처세술은 허망하다. 이들이 고상하다 아름답다 생각한 ‘미’는 세속성과 상품성으로 가득하다. 이는 타율에 의해 이식된 유럽문화의 뿌리 없음을 반증하고 있고, 그들의 허위적 삶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스튜디오에서 목격한 죽음을 40년 간 열연하는 왕치야오의 일생은 허망 그 자체다. 그러므로 텍스트는 아이러니로 가득하다. 그러나 텍스트 곳곳에 관찰자의 성찰이 눈에 띈다. 때로는 우리를 일상성의 단조로움에서 사색으로 나아가게 하고 때로는 표면 현상에 현혹되지 않고 사물의 심층을 직시할 수 있게 해준다. 나아가 상하이와 상하이인에 대해, 그리고 도시와 도시인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이런 의미에서 『장한가』는 반어와 성찰이 가득한 두터운 텍스트라 할 수 있다.
keyword: Wang Anyi, Changhenge, Shanghai Ethnography, literature anthropology, participant observation, thick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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