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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라는 화두

최근 대량의 중국 소설들이 번역 출간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작가 가오싱젠(高行建)과 모옌(莫言)의 작품을 비롯해 한국 독자에게 가장 환영받는다는 『허삼관 매혈기』의 위화(余華), 그리고 영화 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쑤퉁(蘇童), 베이징의 왕숴(王朔)와 톄닝(鐵凝) 그리고 류전윈(劉震雲) 등의 대표작이 거의 출간되었고, 상하이의 왕안이(王安憶)와 쑨간루(孫甘露), 산둥(山東)의 장웨이(張煒) 등도 소개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많은 작품이 출간되었으니 이른바 ‘중국소설 붐’이 일어날 법도 한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한국 작가의 중국 관련 기업소설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2013년에 시작된 『정글만리』 붐은 금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벨상 수상 작품을 포함한 중국 소설이 한국 작가의 기업..

‘중국 지식인 지형도’ 찰기(札記)

지난해 현대 중국의 지식인 지형도에 관한 흥미로운 책이 출간되었다. 저자 조경란은 “21세기 중국 지식 지형에 대한 나름의 인문학적 비판과 평가 그리고 전망”을 담으려는 야심찬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조경란의 시도는 일종의 사조유파론에 해당한다. 우선 주요 사조를 대륙 신유가, 자유주의, 신좌파로 나눈 후, 좀 더 세밀하게 신좌파, 자유주의파(자유주의 좌파 포함), 문화보수주의파, 사회 민주주의파(또는 민주사회주의파), 구좌파(포퓰리즘파), 대중 민족주의파, 신민주주의론파 등의 7개 유파로 나눠, 대표 인물, 출현 시기, 마오쩌둥 시대와 문혁 시대 등 14개 항목으로 나눠 분류하고 있다. 조경란의 지식 지형도는 한국의 ‘비판적 중국학자’들에게 커다란 윤곽을 제시해준 장점이 있지만, 세부에서는 쟁론의 여지..

포스트사회주의 중국의 검열

포스트사회주의 중국 사회를 바라보는 키워드는 논자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심층을 바라보는 눈 밝은 이라면 ‘검열’ 문제를 비켜가지 않을 것이다. 개인 경험만 하더라도, 상하이대학 당대문화연구센터 웹사이트에 올린 글의 한 부분에서 『색, 계』의 섹슈얼리티를 논했다가 한동안 검색이 금지되었고, 장뤼(張律) 관련 글을 세 번 거절당했으며, 『신세기 한국의 중국 현당대문학 연구』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가오싱젠(高行建) 관련 글과 작가의 세계관 지양(止揚)과 관련된 제외시켜달라는 출판사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고, 최근에는 한국에서 발표한 첸리췬(錢理群) 선생 관련 칼럼을 중국어로 번역해 보냈더니 난색을 표명해 결국 발표를 포기하기도 했다. 우리도 군사독재 시절에 겪었지만 ‘검열’의 해악은 그 자체..

[가까이 살피고 멀리 바라보기: 왕샤오밍 문화연구]

한국어판 서문 이 책은 한국어로 번역된 저의 두 번째 저서로 11편의 길고 짧은 글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언급하고 있는 주제들이 문학, 도시건축, 농촌문화, 국가정체성, 지적재산권, 대학교육, 새로운 이데올로기 등 다양하지만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최근 20여 년간의 중국 사회에 대한 강한 관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각과 방법은 다르지만 모두 새로이 부상한 중국사회상을 추적, 분석한 것으로 기본적인 착안점은 대체로 다음의 두 가지 질문으로 요약됩니다. 이 사회는 대체 어떠한 사회인가, 이 사회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대 중국 사회에 관심이 있는, 특히 중국 정치와 문화에 관심이 있는 한국 독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유용한 분석과 설명을 제공할 수 ..

저역서 201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