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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의 한국, 안과 밖] ‘혐중’을 넘어: 균형 잡힌 중국관을 위해서

www.hani.co.kr/arti/opinion/column/962278.html [박노자의 한국, 안과 밖] ‘혐중’을 넘어: 균형 잡힌 중국관을 위해서 중국의 개발 방식은 세계에 희망은 아니지만 비난만 받아야 할 것도 아니다. 그저 세계 전체와 함께 고통의 길을 걷는 것이다. 사드 배치와 같은 미국식 ‘중국 견제’는 중국 인민의 고통을 덜� www.hani.co.kr

가져온글 2020.10.12

문화대혁명, 고통의 기억과 기억의 고통―가오싱젠의 『나 혼자만의 성경』

1. ‘그대’와 ‘그’ 중국의 몇 안 되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오싱젠(高行健)의 지음(知音)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류짜이푸(劉再復)는 『나 혼자만의 성경(一個人的聖經)』(이하 『성경』)의 화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중국의 잔인한 정치적 현실에 의해 ‘나’는 살해되었으므로 남은 것은 지금 이 순간의 ‘그대(你)’와 그때 그곳의 ‘그(他)’였으며, ‘그대’와 ‘그’는 ‘현실과 기억’, ‘생존과 역사’, ‘의식과 글쓰기’라고. 『영산(靈山)』에서는 ‘나(我)’가 존재했었지만 ‘문화대혁명(이하 문혁)’이라는 정치적 잔인함을 거치면서 ‘나’가 살해되었다고 평가합니다. 이에 대해 강경구는 “똑같이 정치적 폭력을 겪은 이후의 작품인 『영산』에서는 여전히 ‘나’가 주인공으로 남아 있다”고 하면서, “사라..

쑨위(孫瑜)의 <대로(大路. THE HIGHWAY)>

올드 상하이 영화의 시공간은 1930년대 ‘올드 상하이(old Shanghai)’입니다. 이 시기에 무성영화와 유성영화가 공존하며 활발하게 창작되었고 이 지역에 영화제작사가 편중되어 있었으며, 영화 제작 편수와 관객 등도 가장 많았습니다. 이런 점을 볼 때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전까지 중국영화의 메카가 상하이였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후 둥베이영화제작소(東北電影制片廠)를 중심으로 베이징(北京) 등 여러 지역으로 나뉘어 영화 제작이 이루어졌지요. 그 과정에서 상하이에 집중되었던 영화제작 거점이 분산되었고 신시기에 들어서는 지난날의 명성도 차츰 시들해졌지만, 1990년대에 진입하여 ‘올드 상하이’를 회상하는 영화가 꾸준히 제작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첫 영화는 1896년 8월 11..

마오둔(茅盾)의 [한밤중(子夜)]

1930년대 사회 성격의 총체적 해부 41부작 연속극 은 마오둔의 동명 소설을 저본으로 삼아 개편했습니다. 양커(楊克)가 감독하고 류쥔(刘钧)과 천바오궈(陳寶國)가 주연한 이 드라마는 CCTV 2009년 신년 대작으로 시청자들을 만났지요. 그러면 먼저 원작의 작가와 작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마오둔은 5․4신문화운동 세례를 받고 1920년대 혁명사상을 의식 차원에서 선취하고 의욕적으로 혁명실천에 투신했지만 생활에서 혁명과 괴리를 절감하고는 좌절합니다. 그는 문예이론가 겸 혁명 활동가로서의 생활을 반성하면서 새로운 방식을 모색했고 그것은 소설 창작으로 귀결되었습니다. 마오둔 연구자 왕자량(王嘉良)은 “그의 모든 소설이 생동하면서도 깊이 있는 근현대 중국사회의 ‘편년사’를 구성”하고 있다고 평했고, 첸리췬..

왕안이의 [푸핑]

『장한가』를 통해 상하이를 살펴본 김에 최근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푸핑(富萍)』대한 이야기도 해보지요. 작가 왕안이(王安憶)는 ‘상하이 읽기’에서 건너뛸 수 없는 작가입니다. 왕안이는 푸젠(福建)성 퉁안(同安)현 출신으로, 작가 루즈쥐안(茹志鵑)의 딸입니다. 1954년 난징(南京)에서 태어나 1955년 어머니를 따라 상하이로 이주했습니다. 1969년 중학교 졸업 후 1970년 안후이(安徽)성 우허(五河)현에 하방(下放)되었고, 1972년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지구 문예공작단에 배속되었다가 1978년 상하이로 돌아와 『아동시대(兒童時代)』 편집을 담당했습니다. 1987년 상하이작가협회 전업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이래 중국작가협회 이사, 상하이 작가협회 부주석과 주석을 거쳐, 2004년부터 푸단대학..

왕안이의 [장한가]

『장한가(長恨歌)』는 상하이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왕안이(王安憶)의 원작 소설(1995년)을, 2005년 스탠리 콴(關錦鵬)이 각색해 정슈원(鄭秀文)을 주연으로 영화화했고, 같은 해 딩헤이(丁黑)가 황이(黃奕)와 장커이(張可頤)를 발탁해 35부작 드라마로 제작했습니다. 현대판 ‘오랜 한의 노래’는 1946년 17세의 나이로 미스 상하이로 선발된 왕치야오(王琦瑤)의 40년에 걸친 이야기입니다. 스탠리 콴은 정슈원에게 17세의 왕치야오부터 57세의 왕치야오를 맡김으로써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여고생부터 환갑에 가까운 여성을 한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그리 흔연치는 않습니다. 그리고 원작이 문화 상하이에 초점을 맞춰 묘사한 것에 비해 스탠리 콴의 『장한가』는 왕치야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