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혁명, 고통의 기억과 기억의 고통―가오싱젠의 『나 혼자만의 성경』
1. ‘그대’와 ‘그’ 중국의 몇 안 되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오싱젠(高行健)의 지음(知音)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류짜이푸(劉再復)는 『나 혼자만의 성경(一個人的聖經)』(이하 『성경』)의 화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중국의 잔인한 정치적 현실에 의해 ‘나’는 살해되었으므로 남은 것은 지금 이 순간의 ‘그대(你)’와 그때 그곳의 ‘그(他)’였으며, ‘그대’와 ‘그’는 ‘현실과 기억’, ‘생존과 역사’, ‘의식과 글쓰기’라고. 『영산(靈山)』에서는 ‘나(我)’가 존재했었지만 ‘문화대혁명(이하 문혁)’이라는 정치적 잔인함을 거치면서 ‘나’가 살해되었다고 평가합니다. 이에 대해 강경구는 “똑같이 정치적 폭력을 겪은 이후의 작품인 『영산』에서는 여전히 ‘나’가 주인공으로 남아 있다”고 하면서,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