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해방과 좌절: 위다푸(郁達夫)의 「타락(沈淪)」 감상
중국 근현대문학사에서 위다푸만큼 다양한 평가를 받는 작가도 많지 않다. 사상적 측면에서 ‘혁명적 민주주의자’와 ‘퇴폐적 염세주의자’라는 극단적으로 대립된 평가를 받고 있는가 하면, 예술적 측면에서도 ‘로맨티시스트’, ‘감상주의자’, ‘잉여인간(剩餘人間)’, ‘사소설 작가’ 등의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다. 위다푸에 대한 이와 같은 다양하면서도 상반된 평가는 각 논자의 평가 기준의 단순함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위다푸 자신의 복잡하고 다양한 삶과 의식 때문으로 보인다. 신해혁명을 전후해 사춘기를 겪은 소년, 신교육과 구교육을 동시에 받고 낙후한 중국에서 생활하다가 근현대화된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을 보내야 했던 청년, 이러한 것들은 위다푸의 섬세하고 내성적인 기질을 더욱 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