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모리화(茉莉花開)』(2006)

ycsj 2015. 11. 10. 09:39


상하이에 대한 최근의 대표적인 서사로 쑤퉁(蘇童)여자의 일생(婦女生活)」*을 들 수 있는데 이 작품은 근현대 중국의 질곡을 거친 여인의 삶을 3대에 걸쳐 조명했다.

(文閑. 씨엔)과 그녀의 딸 즈() 및 손녀 샤오(. 씨아오)에 걸친 3대 여인의 이야기는 각각 1930년대, 1950-60년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중국 근현대 상하이와 맞물려 전개된다.

1930년대 사진관을 운영하는 편모슬하에서 자란 셴은 영화사 사장의 눈에 띄어 꿈에 그리던 영화배우가 되었다가 그의 아이를 임신한다. 이때 항일 전쟁이 발발하여 사장은 홍콩으로 달아나고 그녀는 집에 돌아와 딸 즈를 낳는다.

1950년대 중국공산당 집권 시절, 항상 집을 떠나고 싶어 했던 즈는 사랑하는 남자 저우제와 서둘러 결혼한다. 하지만 아기를 가질 수 없었던 부부는 복지원의 아이를 입양하게 된다. 삶이 불만으로 가득했던 즈는 후에 남편과 양녀 사이의 관계를 의심하게 되고 결국 저우제는 이를 견디다 못해 자살하고 즈 역시 정신분열로 집을 나가버린다.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치닫던 1980년대, 할머니의 손에서 자란 손녀 샤오는 남자친구 샤오두(小杜)와 결혼하여 임신한 지 얼마 안 돼 그에게 다른 여자가 생긴 걸 알게 된다. 그녀는 단호하게 이혼을 통보하고 할머니가 죽자 혼자서 아이를 낳을 준비를 한다.

문화적으로 3대의 모녀는 상하이 여성의 정명(精明)을 상징한다.

장한가가 왕치야오를 중심으로 변모하는 상하이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면, 쑤퉁의 여자의 일생은 시대별로 할머니손녀를 배치함으로써 시대에 따른 세대의 변모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 부녀생활로 번역되어 쑤퉁, 홍분, 전수정 옮김(서울: 아고라, 2007)에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은 허우융(侯詠)에 의해 모리화(茉莉花開)(2006)로 영화화되었는데 조안 천(陳沖)장쯔이(章子怡)13역 연기가 이채롭다.